저자 소개: 최재붕
『AI 사피엔스』 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이다.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산업공학 박사로서 디지털 문명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기반으로 활발한 연구와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그는 기술적 분석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사회와 문화, 경제의 변화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이전 저서 포노 사피엔스, 코로나 사피엔스 등을 통해 '디지털 문명의 진화'라는 주제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번 AI 사피엔스에서도 그 연장선상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최재붕 교수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서 인간과 사회, 문화의 변화까지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AI 시대에 인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끊임없이 묻고, 그 해답을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지성’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그는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초청을 받아 강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미래 전략의 계획을 그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줄거리: AI 사피엔스
『AI 사피엔스』 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인간상과 사회변화를 탐구하고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AI 기술의 발전이 단지 산업구조나 경제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문명적 전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사피엔스의 진화’로 표현하며,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삶과 정체성, 가치관까지 어떻게 변모시키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한다.
책은 먼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며,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데이터 중심의 세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밝힌다. 이어서 AI 기술이 의료, 교육, 법률, 제조업, 콘텐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스며들면서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지식의 생산과 유통, 소비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반부에서는 'AI 사피엔스'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기술과 공존하며 진화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는 기존의 ‘호모 사피엔스’와는 전혀 다른 존재로, 끊임없이 학습하고 자기 혁신을 거듭하는 인간상을 뜻한다. 저자는 이 변화가 필연적이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임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조직, 나아가 국가가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지를 제안한다. ‘생각하는 인간’에서 ‘감각하는 인간’으로, ‘정체된 인간’에서 ‘진화하는 인간’으로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독자들에게 AI 시대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사명을 부여한다.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한 기술 중심의 설명이 아니라, 그 기술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성찰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책들이 AI를 ‘위협’이나 ‘기회’로 단정 지으며 이분법적으로 다루지만, AI 사피엔스는 그 사이의 복잡한 균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특히 인간이라는 존재가 AI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어떻게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들었다.
책 속의 다양한 사례들은 독자로 하여금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AI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고, 의료 현장에서의 AI 도입이 단순한 효율 향상이 아닌, 환자 중심의 진료를 가능케 한다는 점, 교육에서의 AI는 오히려 개별 학습자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인간과 AI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사피엔스’의 진화를 강조하며 인간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는 무겁게 다가왔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가 왔다”는 대목이었다. 이 말은 단순히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을 넘어, 사람들 또한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너무 의존적으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이러한 변화는 거대한 조직이나 국가의 문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개인에게도 직접 적용되는 현실이라는 점이 매우 현실적이고 강렬하게 다가왔다.
결론:
『AI 사피엔스』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도 같은 책이다. AI가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 각자에게 달려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고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이다. 최재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책을 덮고 난 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고 따라가는 인간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감각하고 창조하는 ‘AI 사피엔스’로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인간으로의 성장과 연결된 문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기술서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문명적 나침반’이며, 독자 각자에게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묻는 질문서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한 번뿐 아니라 여러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중요한 지적 자산이다.